커피 콩부인, Coffee Beanwife

커피 라이터, 콩부인입니다.

그들만의 핸드드립 커피, 푸어-오버(Pour-over)

with one comment

미국에서 커피덕후로 살면서 자주 듣는 질문. ‘미국에도 핸드드립 커피가 있나요?’ ‘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핸드드립 메뉴가 많이 생겼어요.’ ‘그럼 거기서도 핸드드립이라고 하나요?’ ‘아니오, Pour-over(푸어-오버) 커피 또는 slow drip(슬로우 드립) 커피라고 부르는데 푸어오버라고 부르는게 대세에요’

그럼‘미국에선 어떤 드리퍼(dripper)를 쓰나요?’ ‘주로 Chemex(케멕스)나 Hario(하리오), Clever(클레버)드리퍼를 사용하는데 요즘엔 하리오V60라는 드리퍼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어요.’ ’하리오 드리퍼는 뭐가 다른가요?’ ’드리퍼 모양과 커피 맛이 칼리타나 고노 드리퍼와 약간 달라요. 셋 중 가장 큰 원형의 구멍이 있고 물빠짐이 빠른편이에요.’ (사진 왼쪽부터:칼리타, 하리오, 고노 드리퍼)

사실 최근 미국 커피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꼽자면 바로 이 핸드드립 커피의 열풍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아침 출근길에 가까운 카페에서 ‘Grande Latte(그란데 라떼) to go’를 외치고 있지만, 조금 여유있는 오후 시간대나 대학가 근처 카페에서는 괜찮은 드립커피를 찾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로Single Origin(싱글 오리진:단일 원산지)커피 품질이 최근 몇년간 급격히 좋아지면서 기존 카페들이 사용하는 대용량 자동 커피메이커로는 맛있는 드립커피를 내리기가 어렵다는 걸 카페 주인도 손님도 입으로 먼저 알아버린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핸드드립 커피를 단일 원산지별로 메뉴에 크게 써 놓거나, 불타는 눈빛으로 타이머와 주전자 물줄기를 번갈아 쳐다보며 정성스레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의 모습들이 최근 1년 사이 정말 많이 늘었다. 심지어 올해 3월부터는 몇몇 스타벅스에서도 멜리타 드리퍼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준다고 하니(하지만 실제로 핸드드립을 하는 스타벅스는 아직 가보지 못했음. 드리퍼를 숨겨놓고 있다 요청하면 내려준다는 설이 있긴 한데…=_=;) 어쨌든 커피덕후가 피부로 느끼는 긍정적인 커피트렌드가 아닐 수 없다.

그 핸드드립커피 유행의 중심에 서 있는 드리퍼, 하리오 V60. 미국 커피기사나 블로그, 또는 카페 주인들과 대화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리오V60’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그냥 하리오 드리퍼의 모델명을 지칭하는 것 뿐,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미국에서 하리오 외의 고노나 칼리타를 카페에서 본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 실제로 지난 4월에 미국에서 열린 SCAA(미국 스페셜티 커피 연합) 박람회장의 이곳저곳, 심지어 바리스타 챔피온쉽 특설 바에서도 이 하리오 드립도구를 사용할 정도로 2010년 현재, 미국 푸어-오버 도구 1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이건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의 독과점보다 더 심할지도. ^^;

자, 그럼 미국인들은 이 드리퍼를 과연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한마디로 ‘미국에도 정답은 없다.’ 실제로 직접 커피를 내려 본 사람이라면 경험해보았을, 그때그때 다른 맛을 내는 이 예민한 핸드드립 커피를 트렌드에 맞춰 메뉴에 넣긴 했으나 카페 수익으로 연결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커피를 주로 테이크아웃 하는 이곳 고객들이 이 ‘느린커피’를 얼마나 기다리려 줄 것인지 아직 확신이 없기 때문.(위에서 말한 스타벅스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 덕분에 트위터나 블로그에선 푸어-오버 방법론에 대한 토론이 종종 벌어지기도 하고, 또 한편에선 온도, 추출량, 타이머 기능을 탑재한 핸드드립 전용기계가 하나 둘 개발되고 있는 상황.(아래 사진 참조)

일례로, 얼마전 뉴욕의 유명 카페에서는 기존에 쓰던 자동 커피기계를 치우고 핸드드립 바를 운영하기 위해 여러 바리스타들이 모여서 가장 빠르고, 일정한 맛을 내는 푸어-오버 방법을 찾는 미팅이 있었다. 다들 머리를 쥐어 뜯으며 다양하게 시연해 봤지만 매번 다른 맛, 그리고 긴 추출시간에 모두 좌절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아직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자동 머신을 치우지 못하고 있다고… ^^;

이런 와중에 그들의 핸드드립 커피에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면 그 최적의 추출방법을 찾기 위해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종이필터를 미리 충분히 적시고, 계량하기!’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받으면 대부분의 바리스타들이 종이필터를 드리퍼에 올린 후에 꽤 많은 양의 뜨거운 물을 부어 종이필터를 적시고 서버를 덥힌다. 이로써 한번에 종이필터의 냄새를 없애고 서버를 충분히 덥힐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추출시에 매번 저울, 온도게, 타이머로 커피량, 분쇄도, 물량, 물온도, 추출 시간을 측정해서 맛을 비교분석하는게 꽤 자연스럽다. 게다가 커피 밀도 측정기(refractometer)와 추출율 계산기(Extract Mojo)같은 고가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바리스타도 늘고 있는 걸 보면, 아마도 물리적으로 측정 가능한 것은 다 측정할 기세다. 하지만 실제로 물 붓는 테크닉은 이런 접근방식에 비해 꽤나 다양한 편. 계속 붓거나, 돌려 붓거나, 왕창 붓고 휘젓거나 등등… 이렇게 그들은 그들만의 ‘푸어-오버’ 커피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커피 부록

미 동부지역 카페에서 요즘 많이 쓰이는 핸드드립 방법 소개. ‘2분 20초 Slow drip(슬로우 드립)’

지난 회에 소개한 Barismo라는 커피 로스터리에서 널리 퍼뜨린 방법으로 2분20초 동안 뜸들이기와 커피 추출을 끝내는 방식. 1) 충분히 뜨거운 물로 적신 종이필터에 분쇄된 커피를 올려 놓고 영화 ‘갈매기 식당’에서 처럼 손가락으로 커피의 가운데를 살살 헤집어서 2cm깊이로 홈을 만든다.(콩부인은 비싼 커피 내릴때만 코피루왁 주문을 외칩니다.) 2) 그 홈에 물을 살짝 부어 20초간 뜸을 들인다. 3) 타이머가 2분을 가리키면 가는 물줄기로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원을 그리며 천천히 40초간 물을 붓는다. 4) 잠시 물붓기를 멈추고20초간 물이 빠지길 기다린다. 5) 다시 40초간 물을 붓고 20초간 기다림.

그리고, 미제 핸드드립 커피 완성.^^

부록영상

커피향이 영상을 뚫고 흘러 나오는 푸어-오버 비디오 (‘Woodneck:우드넥’이라 불리는 융드립 도구 사용)

“골라읽는 재미가 있는 콩부인 글 목록”

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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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 이런 방식도 있군요 ^^
    커피에는 정석이 없는데 다음에는 이런 방식으로 내려봐야겠네요 ㅎㅎ

    Scaldi

    January 30, 2012 at 1:3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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