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콩부인, Coffee Beanwife

커피 라이터, 콩부인입니다.

커피로 자전거를 타자! (Coffee & B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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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페달. Bike-Thru(바이크 쓰루)

bike thru.jpg미국 덴버(Denver)에 작은 바이크 쓰루(Bike-Thru) 커피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응? 엥?!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회사의 드라이브쓰루(Drive-Thru:운전자들이 차를 탄 채로 차창문만 빼꼼 열고 햄버거나 커피를 주문하고 창문을 통해 음식을 테이크아웃하는 서비스)는 많이 들어봤지만 바이크 쓰루라니헌데 잠시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햄버거 대신 라떼를 외치고 커피컵을 테이크아웃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어색할 것 하나 없이 친근하고 정겹기만 하다.

사실 이곳은 소박하게도 원래 자전거 숍을 운영하던 건물에 작은 창 하나를 내고 커피바를 만들어 스스로 ‘바이크 쓰루’라고 이름 지은 것이라고 한다. 자전거 숍을 운영하며 로드바이커들의 패턴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정한 커피 메뉴는 바로 에스프레소 중심의 음료. 거기에 덤으로 자전거 액세서리나 부품도 판다는데 말만 들어보면 그저 독립 영화 같은 이 바이크쓰루 커피집에 대한 궁금증으로 뱃속이 계속 간질거린다. 유난히 부지런한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거의 매일 운영한다고 하니 가까웠으면 나도 느닷없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 열심히 페달을 밟지 않았을까 싶다.

커피와 자전거에 대한 내 궁금증의 첫 페달.

두 번째 페달. 자전거 커피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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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연료(Bike Fuel)? 왜 커피가 자전거 식량이야? 커피가 그렇게 힘이 되나? 흠, 커피와 자전거에 대한 궁금증 그 두번째 페달. 분명 바이커들을 위해 지었을 블렌드 커피 이름에 그 맛까지 궁금해진다. 자전거 매니아인 듯한 로스터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약볶음과 강볶음을 섞어서 바이커들을 위한 블렌드 커피라고 자신 있게 이름 짓게 된 걸까? 또한 바이커들은 과연 어떤류의 커피를 좋아하는 걸까? 커피와 자전거. 그 연결 고리는 과연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으로 인해 다들 이 커피를 사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위스콘신(Wisconsin)주의 메디슨(Madison)에 있는 이 로스터리의 커피는 지역 내에선 거의 다 자전거로 배달한다고 한다. 봄, 여름, 가을…겨울까지! 혹시 자신들이 배달할 때 마신 커피 중에 가장 후끈 달아오르던 카페인 가득한 진한 커피가 아까 그 자전거 연료(Bike Fuel)커피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흠.. 일단 추측은 여기까지. ^^ 공정무역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지키겠다는 작은 커피 로스터의 액션플랜. 그리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커피배달 자전거. 실제로 이 자전거로 배달되는 커피를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커피향 깃든 자전거를 향한 나의 페달질은 계속된다.

세 번째 페달. 싸이클과 에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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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내가 좋아하는 뉴욕의 한 카페가 분점을 냈단다. 하필 싸이클 클럽이라는 한 멀티숍 안이라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직 자동차와 기싸움 하며 자전거 페달 밟기가 두려운 동네 바이커인 내가 싸이클 클럽이라니…갈까 말까? 아마 그런 망설임 때문이었는지 방문을 미루고 미루다 9월의 마지막 날, 예정되어 있던 3개월간의 시즌 영업이 끝나던 바로 그날에서야 쇼트트랙 결승점에 앞발 들이밀듯 라파 사이클 클럽(Rapha Cycle Club)에 처음이자 마지막 발을 들여 놓았다. 그리고는 ‘맙소사. 진작에 들를걸…’하는 한탄의 연속.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간의 구석구석을 온통 싸이클 문화로 도배해 놓은 이곳. 자전거 자물쇠를 핸들에 걸쳐만 둘 용기가 생기는 실내 자전거 주차장, 라이딩 후 마른 목을 고급 원두의 커피로 적셔 줄 뉴요커 인증 커피바, 그리고 싸이클 투어 지도로 채워 넣은 넉넉한 테이블까지. 그리고 난 그저 어리둥절한 동네 바이커 1인.

커피 한잔하며 좀 쉬려는데 벽에 걸린 스크린에 ‘쉬지 말고 달려~!’라고 재촉하는 듯한 큰 규모의 싸이클 대회 영상이 보인다. 환희에 찬 선수들의 모습에 자꾸 시선이 간다. 잠시 후 화장실을 가려다 길목에 진열된 싸이클 의류와 액세서리에 정신이 팔려 용무를 잊는다. 그것도 모자라 라이딩 도중에 갈아입는 듯한 현장감을 주는 작은 트럭(Citroen H Van) 탈의실마저 내 발길을 꽁꽁 묶는 이곳, 지난 3개월간 그룹 라이딩의 허브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는 그야말로 로드 바이커들의 아지트. 나 같은 동네 바이커가 아무 생각 없이 커피 마시러 왔다가 싸이클 타고 나갈 수도 있겠구나 싶다. 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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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에게 살짝 물으니 로드 바이커들은 라이딩 전엔 주로 에스프레소를 마신다고 한다. 왜 하필 많은 음료 중에 커피일까? 그것도 라이딩 전엔 콕 집어서 에스프레소라니… 혹자는 싸이클이 유럽의 인기 스포츠인만큼 그들의 음료인 에스프레소가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하고, 혹은 운동 효과를 극대화 시켜줄 카페인을 배부르지 않게 빨리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한 블로거는 자신이 아무리 커피를 좋아하지만 라이딩 전에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라이딩 중에 ‘큰일(화장실)’을 불러와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하더라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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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실이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들은 라이딩 전이든 후든 꿀맛 같은 짠~한 커피를 찾는다는 것. 그 커피 맛은 아마도 라이딩을 해 본 사람들만의 것이 아닐는지…궁금하다면 일단 한잔 마시고, 달리고, 또 마셔보는 수밖에!

덕분에 몇 차례 커피와 자전거 문화에 페달질을 하다 가속이 붙은 동네 바이커 1인은 결국 로드 바이크와 픽시(기어가 고정된 자전거)를 훔쳐보기 시작했다는 아찔한 이야기.

미국 Oregon 싸이클 대회 첫날. 라이딩 전에 마시는 이들의 새벽커피는 어떤 맛일까?

“골라읽는 재미가 있는 콩부인 글 목록”

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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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전거, 커피, 자연
    환경, 공정무역, 노동의 가치

    나는 자전거 라이더다.

    김석

    July 6, 2011 at 9: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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